장류진 "일의 기쁨과 슬픔"
1.
"2020 제1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에 수록된 장류진의 '연수'를 읽고, 이 작가의 다른 소설은 꼭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역시나 탁월한 선택이었다. 소설을 골라 읽을 때, '왠지 내 취향에 맞을 것 같다.'는 느낌은 대체로 맞다.
이 책을 카페에서 술술 읽으며 얼마나 '빵 터졌는지' 모른다. 대학생 때 읽었으면 절대로 웃지 못했을, 소설 속 곳곳의 회사원의 모습이 소박하면서도 처량하고 한편으로는 처절했다. 자본주의 한복판의 노동자는 다들 그렇게 사나 보다. 장류진은 디테일한 것으로 공감을 자아내는 데에 힘이 있다. 수록 작품들은 머리가 띵해지고 감탄이 절로 나오는 것들은 아니지만, 재미는 확실히 있다. 나중에는 재미도 있으면서 대단히 멋진 소설도 써낼 거라 믿는다. 이제 데뷔한 지 2년밖에 안 되었으니 이 작가가 어떻게 변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2.
직장에 다니면서 평범한 회사원이 된다는 사실은 안정적이면서도 불안하다. 대한민국에서 보통의 삶의 궤도에 올라 섰다는 안도감도 느끼지만, 출근해서 일하다가 퇴근하고 주말 기다리는 내 모습을 보면, 그 궤도 위에 '나'는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
작품과 별개로, 직장 생활과 소설 쓰기를 병행하며 굴지의 성과를 낸 작가가 자못 대단하다. 회사 밖에 나와서 아무 것도 하기 싫은 마음을 이겨내고 무언가 생산적인 것을 한다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다. 그것이 자기 자신을 위한 소위 '힐링'을 위한 것이라고 할지라도, 힐링 '받는 것'이 아닌 '하는 것'은 또 다른 노동이다.
아무쪼록, 모두 '사시는 동안 적게 일하시고 많이 버세요.'